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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나 영화를 챙겨보는 습관이 없는데 반해

공연•전시는 꾸준히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관람하게 된다. 

아마도 현장감, 실제 대면한 느낌을 더 선호하고 좋아하는 듯하다. 

이렇게 밝히니 아날로그 취향인 듯하지만 그것도 아니고

영상미는 영상미대로, 공연의 종합 예술은 그것대로 다 매력이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 공연을 한 달에 두어 번은 보고 있다.

그냥 우연히 눈에 들어오거나 접하게 된 것, 주머니 사정 등을 고려해 가끔 예약하고 보게 되었지만

보고 싶은 것이 참 많다. 

그중 뒤늦게나마 기록을 남기고 싶은 국립극장에서 한 《더블빌》과 《회오리》 감상평을 써본다.


《더블빌》-《신선》과 《몽유도원도》 두 작품으로 구성

고블린파티 안무의 <신선>은

술을 권하는 모습을 술잔과 소반 소품으로 직접적으로 따르고 마시는 행위를 춤과 연결하며 표현했다. 

술에 취한 느낌-누구나 아는 다소 들뜨고 속박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옷자락의 흐름과 시원시원하게 뻗는 팔다리의 움직임으로 느껴졌다. 

차진엽 안무의 <몽유도원도>는 꽃과 나비를 떠올릴 법한 화려한 색감의 나풀거리는 의상과 화려한 양산을 든 여인들이 주로 팔과 상체 움직임을 현란하게 보여 주였다. 춤사위나 의상이 한국적이기보다는 중국풍?인지 다소 이국적이었는데 그도 재미있었다.

 

영상은 더 신선 같은 몽환적인 느낌

 

한 눈에도 한국 무용수들의 신체 조건이 매우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키, 길쭉길쭉한 팔다리에서 뿜어내는 아우라가 확실히 더 압도적이었다. 


《휘모리》는 국립무용단 세계화를 위해 최초로 해외 안무가와 협연한 작품이라고 했다. 

2014년 초연 이후 8년이나 된 오래된 무용극임에도 멋지고 좋았다. 

무대 맨 앞에 드리워진 샤막 너머로 중앙에 둔 스포트라이트가 관객 눈을 부시게 원형으로 빛나고 있다.

샤막 너머 그 앞에서 춤 추는 무용수는 스폿라이트를 가린 어둠속 부분과 조명을 받고 드러나는 부분이 교차되며

강렬하고도 야릇한 느낌과 충격을 준다. 

압권은 하나의 큰 부채를 이고 온 듯, 팔을 움직일 때마다 공작새가 꼬리를 펼치듯 둥근 반원을 만들며 거대한 부채가 펄럭이게 한 춤이었다. 체격 좋은 남 무용수이지만 분명 무척 힘겨울법한 무게와 장력을 버티며 의상이 꼬이지 않게 걸음을 내딛고 팔을 휘저을 때마다 매서운 쉭쉭 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덕분에 그는 커튼콜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아주 많이 받았다.)

부채를 펼치고 원을 만들어 고요히 무대 중앙에 머물러 조명을 받는 그는

초월적 존재, 번뇌로 어지럽기도 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신성을 상징하는 듯하기도 했다. 

작품 설명에서도 3장이 회오리인데 외부로의 확장, 부활과 변화, 전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가야금, 피리, 소리, 해금의 라이브 연주로 더욱 멋졌다.

 

2020년도 실황이 유튜브에 나와 있어 참고가 된다

 

오래된 작품임에도 전혀 촌스럽거나 구식이라는 느낌이 없고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핀란드 출신 테로 사라넨 안무가 한국 춤의 원형에서 파행된 이국적이면서 깊이 있는 움직임을 만들었고, 미키 쿤투가 간결한 무대와 조명을, 에리카 투루넨이 모노톤 의상을 장영규가 작곡, 음악 감독을 맡았다고 한다.

 

춤사위는 우리 인간이 몸으로 자유롭다는 느낌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형식인 듯하다. 거기에 음악까지 더해 감동이 배가된다. 뚜렷한 서사 구조 없이도 그 자체로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 춤 공연이라 가장 좋아하는 장르다.

 

 

더블빌을 볼 때 받은 리플릿과 아름다운 엽서

 

휘모리를 볼 때 받은 티켓 꽂이

 

그러고 보니 볼 때마다 이런 선물 같은 것을 받았다. 

이 또한 작은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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