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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산책 기분으로 가는 길
서울에도 참 가볼 만한 곳이 넘칩니다.
서울의 허파로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남산은 언제든 가볍고 기분 좋은 산책 코스가 될 수 있습니다.
남산도서관 근처 나들이 코스로 안중근의사기념관도 추천할 만한 곳이죠.
개인적으로 내 안에 흔들리지 않을 단단하고 바른 심지를 세우고 싶다는 목표로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얼을 마음에 심는 작업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그 실행의 하나로 전부터 벼르던 안중근의사기념관을 갔습니다.
코로나 사전 예약제도 해지되어 방문하면 바로 관람할 수 있고 무료입니다.
가는 길은 버스정류장 남산/용산도서관에서 하차하라 안내되어 있지만
힐튼호텔에서 내려 천천히 맞은편 남산공원 입구 길로 올라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잠깐이나마 산책길의 상쾌함과 호젓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성장 과정
안중근 의사의 출생부터 성장, 시대 배경,
독립운동 여정,
백미인 이토 히로부미 암살 전후의 생생한 과정,
우리가 설핏 접해본 동양 평화론 저술까지
다양한 유적 자료, 전시 설명, 설치물로 소개하고 있었어요.
현장을 재현하는 조형물과 시청각 자료들이 흥미 있게 전개되어
아이들 교육을 위한 나들이 장소로도 아주 좋을 것 같네요.
안중근 의사는 금수저까지는 아니어도
교육, 신분, 경제적 안정이 갖추어진 집안에서 성장한 듯합니다.
천주교인이 된 것은 아버지 영향이고
강건한 애국심과 장부다운 기상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교가 아닌, 스스로 자발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조선...
당시 천주교는 당대 지성인들에게 신학문이자 평화•평등•계몽을 담은 선진 사상이었지요.
국채보상운동에서 귀한 패물들을 모두 내놓았고
아들의 독립운동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어머니 일화를 보면
역시! 라는 감탄이 나옵니다.
어려서부터 무예를 익히고 사격에 능하도록 훈련하고 재능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몸을 단련시켜 육체적 건강과 기술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른 큰일들의 중요한 바탕이 되는지 절감하게 됩니다.
제가 건강을 회복하려 운동과 식습관에 엄청 신경을 쓰고 습관을 만들면서
몸과 마음이 하나이며 몸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되어 더욱 그렇답니다.
독립운동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 중 기억에 남는 점
국내에서 독립운동이 여의찮아
상하이와 산둥 지역에 우리 조선인이 많아
독립운동 조직을 만들고자 했으나 무관심한 반응에
가산을 털어 학교를 설립해 교육 계몽 운동부터 시작하셨답니다.
그 후 연해주로 망명해 의병 투쟁을 시작하셨고요.
얼마 전 고국으로 유해를 모셔 온 홍범도 장군과도 함께 한 접점이 있네요.
국내 진입 작전에서 다음의 일화
이 장면을 조형물과 오디오로 재현해 전시하고 있었는데
소탕 후 남은 일본군 포로를 석방해주어서는 안 된다는 부하의 만류에
안중근 의사는
우리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독립의군이오.
어느 나라 군인이든지 국가 간에 정해진 만국 공법을 지켜
사로잡은 포로를 수용하다 배상받고 돌려줘야 하는 것이오.
우리도 적과 똑같이 야만적으로 행동해야만 하겠소?
민약 그렇다면 일본의 수천만 인구를 모두 죽여야
빼앗긴 조국을 찾는다는 말이오?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충성된 행동과 의로운 거사로
이토의 포악한 정략을 성토해야
열강의 보호를 얻고 우리의 국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오.
이것이 바로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물리치고
어진 것으로 악한 것을 대적한다는 것이오"
라고 설득하는 음성이 나옵니다.
그러나
안중군 의사의 바람과는 달리
이웃 나라 간에 평화롭게 살 방도를 고민하라며 살려 준 포로는
본대로 돌아가 부대를 이끌고 의병군을 공격했고,
그로 인해 안중군 의병부대는 큰 피해를 당하고 안의사와 몇몇 일행만 겨우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안중근의사가 일본에게 속은 것은 또 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 저격 후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완성하기 위해
사형 일자를 한 달 정도 늦춰 달라고 요구하였고
그 대가로 항소 청구를 포기했답니다.
그러나 일본은 약속과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사형을 집행했고
『동양평화론』은 일부만 써진 채 원본을 찾지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순신 장군께서 일본은 신의를 지킨 적이 없어 절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한 말씀이
수백 년을 지나서도 이어지는 것이죠.
안중근 의사의 판단과 믿음이 비현실적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동양평화론』과 재판에서 당당히 주장하던 말씀을 보면
그 사상의 깊은 철학적 토대를 알 수 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것은 한국을 억압하고 동양 평화를 해치는 원흉이기에 한 것으로
나의 목적은 동양 평화를 이루는 것이다.
동양평화론의 구체적 실현 방안
러시아 뤼순을 영세 중립지대로 만들어 그곳에 아시아 각국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을 보내어 아시아 평화를 위한 상설위원회를 만들어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장래의 발전을 도모케 할 것과 각국은 일정한 재정을 제공해 개발 은행을 설치하여 어려운 나라를 위한 공동 개발의 자금으로 쓰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의 사상인거죠.
관람 내내 목구멍에서 뭔가 치고 오르며 울컥울컥해지는 듯한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영원한 안중근 의사의 얼
'동포에게 독립운동을 권하며'---
만약 백성이 없다면 나라가 어디 있을 것인가.
더구나 나라란 몇몇 대관들의 나라가 아니라 당당한 2천만 민족의 나라인데,
만일 국민이 국민 된 의무를 행하지 않고서 어찌 민권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단 말이오.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무겁게 해당되는 말씀이죠.
가끔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고교시절 친구들은 "난 절대 못 했을 거야. 나는 아마 일본 앞잡이 했을 거야."
깔깔 웃으며 농담하기도 했지만...
지금 우리는 안중근 의사 님이 흐뭇해 하시는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홍범도 장군님처럼 하루빨리 유해를 찾아
고향 황해도 해주에 쉬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크나큰 감명을 받은 안중근의사기념관 관람
입구에 놓인 팸플릿에 의사님에 관한 좋은 정보가 더 많이 있으니 꼭 보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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