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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은 탄소중립을 위한 여러 노력 중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거나 줄이는 방법에 비해 더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풍력·수력·원자력 등의 무탄소 에너지와 수소·암모니아·메탄올 등의 저탄소 에너지가 있으나 아직은 기술적, 경제적인 이유로 완전히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아예 배출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또한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많으니,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포집하여 온실가스로 날아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탄소 포집 후 저장하는 CCS 기술과 탄소 포집 후 활용하는 CCU 기술을 모두 아울러 CCUS 기술이라고 칭한다.

한전 전력연구원의 CCS와 CCU 기술 비교

국제에너지기구(IEA)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Carbon dioxide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1. CCS 기술 - CO₂ 포집 유형 3가지

1) 화석연료를 쓰긴 하되 나오는 CO₂를 잡아 가둔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설비나 산업 설비에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하는 유형이다.

지하에 매장되어 있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CO₂와 화학, 철강, 시멘트, 연료생산 등 산업 설비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포집하여 지하에 저장해 대기 중의 CO₂ 농도가 증가하지 않게 한다. 배출되는 CO₂를 얼마나 많이 포집하느냐에 따라 넷 제로에 근접하게 된다.

사례) 노르웨이 Sleipner, Snøhvit
유럽에서 현재 가동 중인 대규모의 CCS 시설은 딱 2개(Sleipner, Snøhvit)로, 모두 노르웨이에 위치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CCS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숙련된 국가 중 하나로, 이웃 국가들이 배출하는 CO₂를 노르웨이 해저에 위치한 비어 있는 가스전에 저장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캐나다 사스크파워 석탄화력발전소.
3호기 발전소를 연간 1Mt의 CO₂를 포집할 수 있는 CCS설비를 장착한 친환경 발전소로 개조했다. 포집된 CO₂는 화산과 지진이 없고 여러 층 암반으로 된 지하 깊은 곳에 저장되어 상시 모니터링된다. 약 1.7조 원을 들여 개조한 후 2014년부터 재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2) 대기 중의 CO₂를 거둬들인다

대기로부터 직접 CO₂를 포집하는 유형으로 직접 공기 포집 및 저장(DAC+S) 기술로 명명하기도 한다. 대기 중의 CO₂ 농도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대기 중의 CO₂ 밀도가 높지 않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비용을 낮추는 기술 개발과 포집한 CO₂를 활용할 기술(CO₂를 원료로 한 저탄소 연료나 새로운 제품 생산) 개발이 필요하다.

사례) 스위스 클라임웍스에서 개발하여 아이슬란드에 설치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DAC+S 플랜트인 올가.
연간 최대 4천 톤의 CO₂를 포집하여 석화 과정을 거쳐 돌덩이 같은 형태로 지하에 저장한다. 2021년 9월 완공하여 가동을 시작했다.

 

3) 친환경 에너지인 바이오연료에서 나오는 CO₂까지 말끔하게 처리

바이오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CO₂를 포집하는 방식으로 BECCS 기술이라고 칭한다.

바이오매스나 바이오연료를 태우는 데에도 역시 CO₂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을 포집하여 저장한다. 이는 바이오에너지가 재생에너지이기 때문에 원래 대기 중으로부터 흡수된 CO₂가 다시 환원되는 것을 저장하는 것이기에 대기 중의 CO₂를 줄이는 효과를 만든다. 그러나 바이오매스를 숲속 목재로 할 경우 상시 CO₂를 흡수하던 삼림을 없앤 것이기에 이 목재를 바이오매스에 포함해서는 안된다는 논란도 있다.

사례) 세계 최초로 BECCS 시범 프로젝트를 적용한 영국의 드락스 발전소.
2019년부터 하루 1톤의 CO₂를 포집했고 2020년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하루 0.3톤의 CO₂를 포집했다. 2027년까지 상용화 수준의 CCS 설비를 구축하고, 포집된 CO₂는 지하에 저장할 계획이다. 드락스 발전소는 2030년까지 넷 제로를 넘어 탄소 네거티브(흡수)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2. 탄소 포집 후 활용(CCU)

포집된 CO₂의 일부는 새롭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활용된다. 현재 CO₂ 이용량은 230Mt 수준으로 요소를 만드는 비료 산업 분야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그 다음으로 오일가스 산업에서 석유화수증진(Enhanced Oil Recovery, EOR)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CO₂를 활용하는 분야로 연구 중인 영역은 다음과 같다.

1) 합성연료

메탄올이나 항공용 합성 탄화수소 연료 등과 같이 화석연료와 거의 유사한 에너지원을 낼 수 있는 합성연료를 만드는 것.

2) 화학제품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석유계 원료의 대체제를 찾는다. 탄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유기화학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집한 CO₂의 탄소를 활용하려 한다.

3) 건축 소재

시멘트에 물을 넣어 콘크리트를 섞을 때 포집한 CO₂와 물로 만든 탄산염 이온을 주입하면 더 강하게 압축되는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CO₂를 영구적으로 건물 벽 속에 가두는 셈이기에 탄소 저감까지 가능하다. 미국 버지니아주 아마존 건물에 이 방식을 사용해 1.144톤의 CO₂를 줄였다고 한다.

4) 탄소 소재

탄소 소재는 대부분 탄소 원소로만 구성되며 결합 구조에 따라 다양한 물질이 된다. 포집한 CO₂를 이용하여 첨단 탄소 소재를 합성하려 한다.

 

3. CCS vs CCU

탄소 포집 저장 기술과 탄소 포집 활용 기술 중 현재 어떤 기술이 더 유용할까?

CCUS 특별보고서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70년까지 CO₂ 포집 누적량은 탄소 저장이 92%, 탄소 활용이 8%를 차지한다. 현재까지의 기술 수준으로 볼 떄 CCS 기술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특히 CCU 기술은 제품에 탄소가 유지되는 기간, 활용한 CO₂가 어디에서 왔는지(바이오에너지나 공기 중에서 와야 절감 의미가 있음), CO₂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에너지가 얼마큼 사용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4. 우리나라 CCUS 기술 현황

1) 글로벌 현황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EU는 올해 4월 철강, 알루미늄, 비료, 전기, 시멘트, 수소제품 등 EU로 수출되는 6개 항목에 대해 탄소 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시행을 확정, 2023 10 1일부터 2025년까지를 준비기간으로 하고 2026년부터 시행한다.

 

미국은 탄소 배출량뿐만 아니라 기업의 기후변화 리스크(risk)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 실행을 예고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 등으로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위한 엄격한 벌칙 제도를 수립하고 있다.

 

2) 우리나라 CCS 현황

탄소중립을 대비하는 우리나라의 대응은 충분할까?

21년 기준 우리나라의 CO₂ 배출량 순위는 안타깝게도 GDP 순위보다 높은 세계 8위. 기존 열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친환경 재생에너지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수준보다 40% 감축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3월 수정 계획을 발표했는데 2030년까지 CCUS를 통한 흡수 제거 목표량을 기존 1,040만 톤에서 1,120만 톤으로 80만 톤 확대했다. 2030년까지 누적으로는 1,680만 톤이라는 만만치 않은 양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CCS는 산업부, CCUS는 과기부에서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는 아직 CCUS 관련 정책 지원을 총괄하는 책임부처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는 명확한 총괄부처 지정, R&D 증대, 탄소차액계약제도, 세제 지원 확대 등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폐유전이나 개발이 완료되어 가는 가스전 또는 영구 저장하기 적합한 지질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곳이 없다. 탄소를 저장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가진 국가와 개별 협상하여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선박으로 수송해 그곳에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탄소 저장소가 부족한 나라들의 장소 확보를 위한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구나 국내 저장소가 부족한 만큼 탄소를 수출하기 위한 수송비용을 고려할 때 높은 비용이 들게 된다. 미국, 호주 등 탄소 저장소가 확보된 CCUS 최적 조건보다 기술 적용 단가가 2배 이상 비싼 수준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CCUS 비용은 탄소 1톤당 150불 수준이다.

2) 우리나라 CCUS 기술 현황

 

  • CO₂ 포집 플랜트

우리나라의 CCUS 기술은 선진국 기술력에 아직 못 미치는 실정이다. 상업화에 성공하여 운용하고 있는 곳이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전 전력연구원과 한국중부발전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KOSOL)을 국내 최대규모 10MW급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에 적용해 2021 6월부터 상업 운전을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또 다른 습식 포집 기술(KIERSOL)은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에 0.5MW급 포집 플랜트를 통해 운영 중에 있으나 상용화 설비를 운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력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남부발전이 참여한 건식포집기술은 한국남부발전 하동발전소에 10MW급 설비를 구축하였으나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다.
전력연구원, 한국동서발전, ㈜아스트로마 등의 3개 사가 참여하여 분리막기술을 적용하여 만든 1MW급 설비는 개발 후 동서발전 당진화력에 포집 플랜트를 구축하였지만 이 역시 후속 상용화 설비를 구축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처럼 2009년부터 1500억원 규모의 막대한 R&D 비용을 투자하고도 10MW급 규모의 설비가 가동되는 연구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의 기술 수준이다


  • SK E&S 저탄소 가스&블루수소 생산을 향해

SK E&S는 해외에서 저탄소 가스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인 호주 해상의 바로사가스전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해 폐가스전에 저장하는 프로젝트다. CCS 기반의 탄소 저감형 자원개발 모델을 통해 CO₂를 최소화한 저탄소 LNG 천연가스를 국내로 도입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부터 약 20년간 매년 약 130t 규모로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국내로 도입되는 LNG 역시 CCS 기술을 접목해 무탄소 에너지인 블루수소까지 연간 25만 톤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우리나라도 화석연료 빈국에서 블루 수소 산유국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된다.

 

올해 2CO₂ 포집 기술 전문기업인 씨이텍과 협력해 흡수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필요한 열에너지를 기존보다 60% 수준으로 낮춘 CO₂ 흡수제 실증실험을 완료했다.

SK E&S 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가스전

 

  • KC코트렐

대기환경 오염방지시설 전문 기업 케이씨코트렐(이하 KC코트렐)은 지난 2021년 대만 전력청으로부터 ‘타이중 석탄화력발전소 5~10호기 환경설비 보수공사’를 단독 수주해 현재까지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수주 규모는 한화 약 4656억원이다. 5500MW급의 타이중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으로는 세계 4위 규모의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다.
향후 KC코트렐이 주관하는 국내·외 CCS 사업개발에 한전기술이 보유한 ‘이산화탄소 흡수제(Kosol)를 이용한 습식 CCS 설계 기술’을 적용해 상호 협력하기로 해 타이중 석탄화력발전소 CCS Pilot 설비 공급 사업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석탄발전소 이산화탄소(CO2) 포집 플랜트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KC코트렐은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향후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본격적으로 해외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 카이스트 청정에너지연구센터 CCUS 기술 개발
이산화탄소 포집→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
탄소 포집 공정이 필요 없는 단순화된 이산화탄소 전환공정 개발
기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대비 경제성, 친환경성 모두 높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연구팀은 올해 3월 액상 흡수제에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전기화학적으로 직접 전환해 고부가가치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CCUS는 일론 머스크가 2021년부터 4년간 1억 달러의 상금을 분배하겠다고 밝혔던 기술이지만 이산화탄소의 고순도화, 압축, 분리 및 재사용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워낙 커서 실용화를 어렵게 했다.

그런데 KIST의 연구성과는 경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환공정에서 액상 흡수제에 포집된 고순도 기체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복잡하고,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이산화탄소의 고순도화 및 압축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기존 CCUS 기술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고, 탄소배출 저감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반응 이산화탄소는 여전히 액상 흡수제에 포집되어 있기 때문에 생성물인 합성가스와의 추가 분리 공정 또한 필요 없고 합성가스의 수소와 일산화탄소 비율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새로 개발한 이산화탄소 전환공정은 기존 CCUS 기술 대비 생산 단가 27.0% 절감 및 탄소배출 75.7% 저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화석연료 기반 기술 중심으로 형성된 화학 시장 가격과 비교해도 대등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합성가스의 경우는 기존 전환 기술 대비 27.02% 생산 단가가 절감된다.

개발된 이산화탄소 전환공정을 화력발전소 등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원에 설치할 경우, 낮은 비용으로 이산화탄소 저감과 동시에 에틸렌 등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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