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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와 흑연, 식물, 우리 몸까지 지구상의 대부분의 물질은 탄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다른 탄소 골격 물질과 다르게 잘 분해되지 않는다.
유럽 플라스틱 산업협회인 플라스틱스 유럽(Plastics Europe)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 6700만 톤에 달했고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2030~2035년에는 2015년의 두 배, 2050년에는 세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해되지 않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은 쓰레기산•쓰레기섬을 만들고 해양 쓰레기의 80%를 만들며 해양 동물의 생명과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심각한 편인데 OECD 2019년 통계에서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6위, 2021년에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 발표 보고서에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배출량 3위(2016년 기준)를 기록했다. 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 3위, 6위라니....
썩지않고 쌓여가는 플라스틱 공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큰 과제가 되었다. 우선 소각은 적절치 않다. 플라스틱 1톤을 소각하면 온실가스 3톤이 나오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처리할 방법 네 가지를 소개한다. 탄소 배출을 대폭 줄였기에 친환경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1) 분쇄-가공하여 재활용
폐플라스틱을 분쇄하고 가공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페트병을 세척하고 분쇄하여 부직포같은 섬유 제품이나 또다른 페트병으로 만든다.
그러나 재사용 용도가 제한적이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2) 열분해하여 새로운 원료 물질로 만들어 재활용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기초 원료 물질을 만들면 그 용도가 무궁무진해 재사용 비율을 높이고 환경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을 열분해하면 열분해유, 나프타,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얻을 수 있다. 그 중 열분해유는 후처리공정으로 불순물을 제거하면 연료 대용품으로 사용 가능하다. 폐플라스틱을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리기 때문에 품질이나 기능의 변화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플라스틱의 선순환 구조를 달성하는 핵심 재활용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열분해하여 나온 그 외 다른 물질들은 다시 가공하여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열분해 방식은 플라스틱을 종류에 상관없이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 대상을 선별하지 않아도 돼 선별 비용이 줄어들고, 재활용할 수 있는 양도 훨씬 늘어나는 등 다른 재활용 방식에 비해 장점이 크다. 또한, 탄소 배출 절감 효과도 있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석유화학기업 BASF 발표 자료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1톤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폐기물 소각 방식에 대비해 1톤Co2eq를, 석유기반의 플라스틱 생산에 대비해서는 2.3톤Co2eq를 감축해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화학적 재활용은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GS칼텍스는 2021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정제공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약 50톤을 GS칼텍스 여수공장 석유정제공정의 원료로 투입, 열분해유 기반의 자원순환형 석유제품 및 프로필렌 등을 생산했다.
열분해유 투입→자원순환형 플라스틱 제품 생산→소비재/포장재 기업에서 최종 제품화→소비자가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의 구조다.
GS칼텍스는 향후 연간 5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한다.
3) 썩는 플라스틱 개발
수백년이나 걸리는 플라스틱 분해속도를 대폭 높인 생분해성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플라스틱 원료로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물질-전분, 생선껍질, 톱밥 등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PLA는 옥수수 전분 등으로 배양한 미생물 배설물에 젖산을 정제한 후 반응시켜 플라스틱 유사 물질로 합성하는데 일회용기 등에 주로 사용되면 수 개월 내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 분해된다.
4) 대체재 개발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소재를 개발하는 노력도 활발하다. 한솔제지의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했다.
강한 복합 소재 '듀라클'-철보다 센 강도를 자랑하는 나노셀룰로스(나무 조직 내 섬유소를 나노미터 크기로 쪼갠 물질)를 제조해 만든 친수성·생분해성 신소재로 점증제·우레탄·고무 복합소재 등 다양한 소재로 응용
종이 포장재 '프로테고'- 산소·수분·냄새를 차단해 플라스틱 필름 대체 가능
종이 포장재 '테라바스'- 플라스틱 코팅대신 수용성 코딩 기술을 적용한 종이 용기로 플라스틱 용기 대체 가능
그 외 여러 기업에서 생리대, 물티슈 등을 친환경 소재로 개발하고 있다.
1)과 2)는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 3)과 4)는 대체재 개발에 해당한다.
시장조사업체 아큐먼리서치앤드 컴퍼니는 2026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가 126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의 네가지 방법에만 기대하지 말고, 강력한 국제법과 국내 환경법을 제정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을 병행해야 실질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가 파괴되는 속도를 늦추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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