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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로 마케팅(Neuro Marketing)이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인 뉴런과 마케팅을 결합한 용어로, 뇌 신경과학, 뉴로 이미지 처리 기법을 통해 소비자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상품에 대한 감정, 구매 행위를 분석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적용하는 기법이다.
뉴로 마케팅은 뇌 영상 촬영, 뇌파 측정, 시선 추적 등 뇌과학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의 뇌세포 활성이나 자율신경계 변화를 측정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을 활용해 소비자 심리 및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용한다.
2. 뉴로 마케팅 탄생의 근원은 인간의 잠재의식
뉴로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의 잠재의식에 대한 과학적 탐구이다. 즉 소비자 구매 행동의 상당 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내재하여 있는 잠재의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관점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제럴드 잘트먼(Gerald Zaltman)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의 사고, 감정, 학습의 95퍼센트, 우리가 하는 행동의 95퍼센트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상태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즉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데 95퍼센트는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늘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앞서지만 제품을 알고 마실 때는 결과가 뒤집히는 이유도 이러한 측면에서 설명이 된다. 소비자들은 제품력에 상관없이 그 제품이 가지는 이미지나 경험에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뉴로 마케팅은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감성을 측정하는 것’에 주목한다.
감성 마케팅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신체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뉴로 마케팅은 이러한 문제에 상당한 힌트를 제공한다. 오감의 자극을 받은 소비자들의 뇌 영역에서 일어나는 뇌세포 활성 정도를 보여주고, 또한 자율 신경계 변화 상태를 측정하여 소비자의 흥분이나 집중, 각성 등의 감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3. 뉴로 마케팅 연구 방법
뉴로 마케팅 연구 기법으로는 ‘뉴로 이미지 처리 기법’, ‘EEG’,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얼굴 인코딩, 안구운동 추적, 자율신경계 반응 분석, 피부 전기 활동(EDA)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1) 뉴로 이미징 기법(뉴로 이미지 처리 기법)
뇌와 신경 혈류 간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표현
2) EEG
무선 헤드셋 등의 장치를 쓰고 뇌파를 분석하여 뇌 영역의 전기적인 활동성을 측정한다. 광고를 시청할 때와 같이 짧은 순간에도 변하는 피실험자의 반응을 수집할 수 있다.
3)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뇌로 가는 혈류의 흐름을 측정하여 뇌의 활동을 측정한다. 활성화되는 부위로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4) 얼굴 인코딩
참가자의 표정을 기록하고 감정과 연관시켜 분석할 수 있다.
5) 안구운동 추적
무엇에 시선이 더 오래, 많이 머무는지 추적할 수 있다.
6) 자율신경계 반응 분석
자율신경의 흥분 정도와 반응을 측정하고, 감정과 연관하여 분석할 수 있다.
7) 피부 전기 활동(EDA)
손에 있는 센서를 사용하여 땀샘의 교감 신경 활동을 측정한다.
4. 뉴로 마케팅 활용 분야
1) 제품 개발
기업은 뇌 영상 촬영, 뇌파 조사 등에 의한 뇌 반응을 통해 신제품 개발 컨셉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혼다 오토바이 디자인 결정과 치토스 광고 기획이 대표적인 사례다.
혼다는 뇌 얼굴인식 실험을 통해 사람의 뇌에는 얼굴을 인식하는 신경 회로인 ‘얼굴 뉴런’이 있어서 얼굴과 유사한 형태에 특별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모델 디자인에 적용했다.
마치 화가 난 사람의 얼굴 같은 디자인의 오토바이를 개발해 차량 운전자들이 이 오토바이를 인지하는 확률이 43%나 높아진 것이다.
이를 이용해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토바이가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다 빨리 인지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다.
치토스로 유명한 ‘프리토레이’ 스낵 회사는 새 광고 제작 전 소비자들이 치토스를 먹는 과정에서언제 뇌가 강하게 반응하는지 뇌파 측정을 했다.
그 결과 의외로 소비자들은 치토스를 먹은 후 손가락에 묻은 오렌지색 치즈 가루에 강렬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회사는 이 결과를 반영해 손가락에 묻은 치토스 가루로 직장 상사의 핸드폰을 더럽히거나 명함에 낙서하는 광고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왠지 모를 통쾌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며 큰 호응을 받았다.
유니레버는 에스키모를 표적으로 삼은 아이스크림 개발에 뉴로 마케팅을 썼다.
추운 지역에 사는 에스키모는 아이스크림보다 초콜릿을 더 좋아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초콜릿의 배합을 달리한 여러 가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에스키모의 뇌 반응을 조사하였다.
그러나 결과에서 에스키모는 초콜릿이 가장 적게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맛보았을 때 뇌 반응(전두엽)이 가장 활발했다.
2) 디자인 개선
뇌 영상 촬영, 시선 추적 등에 의한 뇌 반응을 통해 디자인 개선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모 가전업체는 냉장고 소비자의 시선 추적을 통해 소비자의 시선이 제품의 어느 부분에 분포되어 있는지, 영역별로 소비자가 집중하여 본 부분은 어디인지, 시선을 가장 먼저 끄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디자인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했다.
3) 광고 효과 분석
뇌영상, 뇌파 조사, 시선 추적 등은 소비자에게 광고 호감도 등을 질문하는 방식 보다 순간의 느낌과 광고 효과를 더 잘 파악하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맥주 광고를 보는 순간에 그들의 흥분, 집중 정도, 시선을 끄는 요소와 감성을 크게 유발하는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모 맥주 기업은 광고 기획 의도대로 소비자의 시선이 로고에 가지 않고 예쁜 여자 모델로만 가, 광고 효과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루이뷔통 등 글로벌 기업들도 뉴로 마케팅을 통해 광고 효과 측정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4) 매장 동선 및 디스플레이 개선
기업은 뉴로 마케팅을 활용해 매장 내 고객 경험 개선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시선 추적은 고객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 동선을 개선하고, 물건이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준다.
한 업체는 쇼핑객에게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끼도록 하고, 매장을 자유롭게 쇼핑하도록 하였다. 쇼핑객이 동선을 따라 걸을 때 느끼는 편안함의 정도를 파악하고,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을 분석하였다. 업체는 실험 결과에 기반하여 하나의 매장을 대폭 변경하였고, 디스플레이와 동선 변경 이후 매장의 매출이 타 매장에 비해 무려 21%나 오른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결과에 고무된 기업은 실험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전체 매장으로 확대, 적용하였다
5) 웹사이트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시선 추적 방식을 통해 웹사이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네티즌의 체류와 클릭률이 중요한 인터넷 업체들이 인터넷 사이트, 광고 등에서 네티즌 시선이 머무는 지점과 시간 등을 분석해 개선하고 있다.
소비자가 느끼기에 심플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찾기 쉬우며, 제품에 집중할 수 있어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6) 구매 예측
최근 뉴로 마케팅 학자들은 마케팅에서 소비자 반응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 예측하는 부분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몇 해 전 미국 뉴로 마케팅 학자들이 발표한 ‘신경세포로 본 구매 행동 예측’이 대표적 사례다. 소비자들이 명품 등과 같은 매력적인 상품을 볼 때 뇌의 즐거움과 관련된 부분(대뇌 측좌핵)이 더욱 활성화되면 그 상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고, 가격 등 뇌의 리스크와 관련된 부분(뇌섬엽)이 더욱 활성화되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였다. 만약 향후 이러한 구매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검증되고 확립된다면, 기업들은 소비자의 뇌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5. 뉴로 마케팅이 주의할 점
뉴로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다음과 같다.
뇌 영상 촬영의 경우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엿보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심리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 부분은 소비자 본인도 의식하고 있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에 실험자의 밝히고 싶지 않은 극히 개인적인 선호가 밝혀질 수 있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을 활용하기에 윤리적 문제가 제기된다.
특정 상품에 대해 뇌의 어느 부위가 활발히 반응하는지는 알아내도 자세히 어떤 과정에 의해 사고하는지 알 수 없고, 실험 대부분이 100명 이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도 지적한다. 그러나 이 점은 빅데이터와 AI와 결합하며 보완되는 추세다.
따라서 향후 뉴로 마케팅은 사람의 뇌, 의식, 감정과 직접 연관된다는 점에서 더욱 윤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며 인간의 자주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7. 뉴로 마케팅 최근 산업 활용 사례
1) 취향에 맞춰 향수 추천
2021년 두바이 엑스포에서 로레알(L'Oréal)의 Technology Incubator, 럭셔리 브랜드 입생 로랑(Yves Saint Laurent), EMOTIV이 협업하여 뉴로테크를 활용한 향수를 선보였다.
다중 센서 EEG 기반 헤드셋을 통해 향수 선호도에 대한 신경 반응을 연결하고 성격과 두뇌 데이터를 결합하여 참가자가 좋아할 것 같은 향기를 추천한다. 고객이 즐기고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세 가지 YSL 향수 추천으로 마무리되는데 결과는 빠르고 효율적이다.
원리는 사람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의 냄새를 맡을 때도 인식할 수 있는 전기 패턴이 관찰되는데 전기 활동의 이러한 변화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2) 관광 효과 연구
싱가포르 관광청은 관광 마케팅 연구에 뉴로 과학을 접목했다.
시드니 대학의 신경 과학자 Peter Simpson-Young과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의 Joel Pearson 부교수에게 위임하여 5명의 호주 가족을 대상으로 EMOTIV EGG 헤드셋을 착용하고 어느 관광지가 가장 행복한 감정을 일으키는지, 어떤 교육 기반 활동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엽서 관광지와 같은 유명한 관광지에서 행복한 감정이 최고로 고조되고,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과 같은 즐기는 교육 기반 활동이 부모와 함께 하는 가장 좋은 학습 방법임을 밝혔다.
3) 자동차 감성 기능 효과 검증
현대자동차도 뉴로 마케팅을 꾸준히 시도하는 회사다. 임창환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2022년형 제네시스 G90에 탑재된 ‘무드 큐레이터’의 감정 개선 효과를 연구팀이 개발한 뉴로 마케팅 기술로 검증했다.
무드 큐레이터는 운전자의 감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조명, 음악, 향기, 전동식 커튼 등을 조절하는 네 가지 모드(Vitality, Delight, Care, Comfort)를 제공한다. 임교수팀은 뇌파를 측정해 사용자의 감정 변화를 추적했고, 개인별로 감정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기계학습 모델을 생성해 뇌파의 큰 개인차를 극복하며 과학적 객관성을 확보했다.
결과로 4가지 모드 모두 무드 큐레이터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저감되는 것은 물론 각 모드가 의도하는 감정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고 한다.
뇌파 및 생체신호를 이용한 뉴로 마케팅 기술을 이용해 감성 컴퓨팅 분야를 자동차 산업에서 구현한 귀한 사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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